셀빅이라는 PDA 를 아시는 분이 있을 지 모르겠다. 최초의 국산 PDA 라고 설명해야 하나. 어쩌면 아직도 국내 업체 중 스스로 OS 만들어 넣은 PDA 는 아직도 셀빅밖에 없는 것 같다.

나에게는 셀빅 NX 가 있다. 요즘은 잘 안가지고 다녀서, 콜드리셋 되어 버렸다. 그래서 며칠 전 부터 다시 살려 두고 있다. 흑백 화면, 한 손에 딱 잡히는 크기.

예전에는 신기해 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요즘에 많이 보편화 된 것 같다. 난, 핸드폰이 없다. 그래서 내가 공학용 계산기와 함께 들고 다니는 디지털 제품이다. 디지털 제품이지만 웬지 아날로그의 느낌이 난다.

처음에는 공학용 계산기 대용으로 이 것을 구입했다. 너무 신기했다. 그러나 계산기 대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. 펜으로 터치하는 방식이다 보니 버튼을 누르는 방식 보다 늦을 수 밖에 없었다. 화학 시간, 교수님이 갑자기 종이를 나누어 주며. 수업 중간 중간 문제를 풀게 하였다. 펜으로 하나 씩 누르니, 답답함이 느껴졌다. 안 그래도 화학 난 잘 못하는데. (요즘은 화학과 빠이 빠이 하고 지내고 있다. 좋은 공학자가 될려면 기본 화학을 알아 두어야 할 텐데. -- "빠이 빠이" 이 정도는 한글 파괴라고 볼 수 있을까? 그냥 언어 유희라고 넘어가 주길...)

어쩌면 내가 리눅스하고 친하게 지낸 것도 이 셀빅 덕분이다. 윈도우 말고 다른 OS 를 사용해 본것은 셀빅이 처음 이었다. (물론 도스도 있었다. 그러나 난 도스 시대에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아서 진정한 도스 유저는 아니다. )

한 때, 셀빅 프로그래밍을 시도 한 적이 있었다. 임베드디 시스템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였다. gcc 를 크로스 컴파일하고, 거기에 몇 가지 정보를 붙여서 셀빅 실행 파일은 만든다. Dev-Cpp 환경을 구축 할려고도 노력 해봤는데. gcc 에 대한 지식이 적어서 실패했다. 나중에 시간 되면 다시 시도해 보겠지만.

요즘 셀빅을 보면 너무 안타까워진다. 사용층도 많이 줄었고, 회사도 힘을 잃었다. 회사가 이리 저리 흔틀리기만 하고. 셀빅이라는 이름은 Cell Victory ( 작은 것이 승리한다. ) 라는 이름에서 나 왔다고 한다. 난, 이 이름이 참으로 좋다. 그리고 셀빅을 회사사람들은 Sell Big 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. 회사가 다시 힘을 얻어 이 이름대로 많이 팔아서, 국산 PDA 의 자존심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.